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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청주에서 엄마 병구환을 하고 오후에 올라왔다. 아직 엄마의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다른 형제와 교대를 했다. 며칠동안 엄마는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셔서 사투를 벌이셨다. 깔끔하신 성격이신데 그냥 대소변을 보시고 눈 조차 마주하지 않고 그냥 주무시기만 한다. 숟가락을 들지 못해 유동식을 수저로 떠서 입에 넣어드린다. 턱에 흘리고 옷에 묻어도 대꾸하지도 않는다. 과일을 잘게 저며 입에 넣어 드리니 몇 점 드신다. 2인실 병실에 입원해, 또 한 분의 환자가 밤새 앓으며 신음하니 이 또한 큰 무게로 어깨를 짓누른다. 갑자기 변한 엄마의 모습에 심장이 멎는데 밤새 뒤척이며...울기라도 해서 무거운 기운을 터뜨리고 싶은데 울음이 얼었다. 한 사흘 보조의자에서 병간호를 하니 얼굴도 파랗게 얼어버린다. 뒤도 .. 더보기
미로에 들어서게 되면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우리 엄마는 지금 어느 별을 서성거리는걸까. 엄마만 아는 별인가 나도 아는 별인가. 엄마의 탄생별에 가시려는걸까. 예쁘게 가셨으면 좋으련만. 미련없이 훌쩍 가시면 좋겠는데. 헤매는 것이 사람이긴해도 미로에 들어서게 되면 넋을 잃게 될텐데. 이길로 가볼까 저길로 가볼까 동서남북 흩어져 가볼까나 혼자 외로워서 어쩔거나 더보기
엄마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셨다. 예전 엄마가 아니시다. 누굴 걱정하고 당신보다 자식을 먼저 챙겨주시는 분이 거의 넋이 나가셨다. 생존을 위해 외부와 차단하시는 듯하다. 버티고 계신거다. 낯설다. 누워계신 엄마가 서럽다. 식판에 밥을 부여잡고 드시지를 못한 엄마가 두렵다. 잘 알아보지도 기억도 못하시는 엄마가 더보기
대게가 한창인 속초 동명항 대게가 한창인 속초 동명항 더보기
주황색의 매력 부지불식간에 나는 또 주황색을 선택하여 내 앞에 가져다 놓는다. 동양철학 주역을 읽고 사주풀이를 하면서부터 나는 내게 없는 목 기운을 보충하려 의식적으로 파랑색 계열을 선호하려 했다. 내 의식이 잠시 고삐를 놓친 말이 되어버릴라치면, 난 바로 파랑에서 주황으로 달리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주역 공부가 깊어지니 내가 왜 자동적으로 주황색으로 가는지를 알아냈다. 나는 경금사주로 아주 강한 성격을 갖고 태어났다. 날카롭고 세련된 쇠붙이가 아니라 거대한 철광석 같은 것이다. 거대한 쇠붙이는 제련을 거쳐야 용도에 맞는 쓰임을 찾는다. 즉 쇠를 제련하는 것은 태양과 같은 병화의 기운이 아니라 용광로의 정화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용광로 같은 색깔이 주황색인 것이다.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본능적으로 내게 무.. 더보기
겨울에 앉아 가을을 보다 겨울 속에서 가을을 보는 일은 삼삼하다. 내게 겨울방학은 깊은 동면의 움막이다. 그동안 쌓아 뒀던 '보물'을 꺼내어 빛을 발하게 광을 내기 때문이다. 자료, 책, 읽을거리, 사진, 관심사, 관계, 세간살이 등등. 며칠 끙끙거리며 고민하던 프로젝트 중간보고서를 제출하니, 온 시간이 내꺼다. 재미지게 보내자^^ 더보기
블라디보스톡 학회 2018. 12. 16~19. 블라디보스톡 학회에 발제하러 다녀왔다. 더보기
스페인 여행 중 푸른 하늘색과 대비되는 붉은 천의 퍼포먼스는 바로 밑에 있는 조형물의 의미까지 잠식시킨다. 일상에서도 현혹되는 미물로 본질을 잃게 되는 일을 어렵지 않게 더보기
마음의 흐름을 살핀다는 것은 마음의 흐름을 살펴 보는 일은 참 신기한 일이다. 폭풍처럼 휘몰아쳤던 격분이 서서히 잦아들기때문이다. 풍선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갔던 기쁨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여기저기 나뒹굴기 때문이다. 눈에 가득 차고 넘치는 눈물, 앞이 아득하고 가슴 먹먹한 슬픔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숨소리조차 가누워야 할 만큼 무서운 공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보기
<마린온 추락사고를 보며> 기고 라미경(순천향대학교) 해병대 마린온(MUH-1)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5명의 해병대 장병들의 합동영결식이 23일 포항에서 엄수되었다. 마린온(MARINON)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제작한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개조해 만든 상륙기동헬기로,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이다. 수리온 헬기를 개량해 상륙기동 작전을 펼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해병대는 마린온 인수로 45년 만에 항공전력 보유를 눈앞에 두고 있다가 인수한지 6개월 만에 사고를 당했다. 해병대가 야심차게 도입 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의 사고 순간을 담은 영상은 충격 그 자체다. 프로펠러 날개가 통째로 뜯겨져 나간 건 처음이라고 한다. 마린온을 제작한 KAI는 1999년 항공우주산업의 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