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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어제 청주에서 엄마 병구환을 하고 오후에 올라왔다. 아직 엄마의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다른 형제와 교대를 했다.

며칠동안 엄마는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셔서 사투를 벌이셨다. 깔끔하신 성격이신데 그냥 대소변을 보시고 눈 조차 마주하지 않고 그냥 주무시기만 한다.

숟가락을 들지 못해 유동식을 수저로 떠서 입에 넣어드린다. 턱에 흘리고 옷에 묻어도 대꾸하지도 않는다. 과일을 잘게 저며 입에 넣어 드리니 몇 점 드신다.

2인실 병실에 입원해,  또 한 분의 환자가 밤새 앓으며 신음하니 이 또한 큰 무게로 어깨를 짓누른다.

갑자기 변한 엄마의 모습에 심장이 멎는데 
밤새 뒤척이며...울기라도 해서 무거운 기운을 터뜨리고 싶은데 울음이 얼었다.
한 사흘 보조의자에서 병간호를 하니 얼굴도 파랗게 얼어버린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차타워에서 차를 꺼내 고속도로 내달린다. 차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너무 눈부시다.

그냥 바다에 떠 있는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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