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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창

코로나19가 주는 소확행 새침한 딸이 함께한 팔당댐 근처 "벨스타 " 커피숍에서. 오늘은 인심도 좋아 사진 찍는 것도 허락하고^^ ㅎㅎ 더보기
말하고 싶은 손 손이 말을 하고 싶어 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이다. 방송을 진행하고 토론회를 마무리할 때까지는 잘 모른다. 모니터를 하다보면, 어느순간 나오는 화면에선 말보다 손이 먼저 말하고 있음을 알고는 빙그레 웃는다. 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서너분의 관련 패널을 섭외하고 방위산업관련 주제로 토론을 하는 것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논쟁이나 격렬한 토론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방위산업의 이모 저모를 다루는 것으로 무기체계 전반 즉 육해공군의 무기체계 획득과정을 국방과학연구소 과학자, 기품원, 국방부(육해공해병대), 방사청, KAI, LIG, 한화, 풍산과 같은 방산업체분들을 모시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다. 가급적 사회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시청자의 입장에서 궁금한 이야기를 묻고 .. 더보기
너! 달려봤니 마라톤 이 책은 양재천마라톤클럽 회원들이 달리면서 나누는 포복절도 이야기면 좋겠지만, 뭔가 미완성된 거칠거칠한 약간 비릿하고 순박한 이야기다. 창설멤버 둘이 모여 작당했고 일꾼 둘이 들어와 판 벌이고 불 지핀 달리는 이야기. 47명의 저자 중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 둘, 양마클 가입한 지 두 주 된 신입까지 소소한 마라톤 비밀을 몰래 알려드립니다. 배재대 북극시베리아 연구소 회의 마치고 폰으로 SRT 예매하다 잠시 포털에 검색하는 사이, 8시 26분 차 매진. 이런 된장. 9시 8분 차 예매하고 몸은 26분차에 싣고 양심상 출구 보조 의자에 앉아있다가 오송에서 역무원에게 강제 하차 당하고. 쓰던 글도 날리고 더보기
물이라고 다 같을 수 있으랴 저기 보이는 보이차의 탕색을 보고 있노라면 '흥분되어가고 있는 내 마음'이 절로 읽힌다. 예로부터 찻물로 사용하는 물은 너무 가파르지도 너무 완만하여 유속이 없는 곳에서도 뜨지 않았다 한다. 뜨거운 낮이나 해지는 저녁도 아닌 새벽녘 이슬이 맺히고 떨어지기 직전에 물의 한 가운데서 떠올린다. 형체도 없는 물인데, 아무데서나 언제나 퍼올리면 되지,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 정안수의 물인지, 설거지 통의 물인지를 굳이 구분해야 하는가 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을 받아 금방 커피포트에 넣어 팔팔 끓여서 우린 차 맛과 우물의 깊은 곳에서 고요히 퍼올린 물을 무쇠 주전자에 담아 숯불로 끓인 물로 우린 차 맛은 분명 차이가 있다. 과학적으로 성분을 조사하고 들어있는 미네랄 함량을 재고 분석한다.. 더보기
어제 청주에서 엄마 병구환을 하고 오후에 올라왔다. 아직 엄마의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다른 형제와 교대를 했다. 며칠동안 엄마는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셔서 사투를 벌이셨다. 깔끔하신 성격이신데 그냥 대소변을 보시고 눈 조차 마주하지 않고 그냥 주무시기만 한다. 숟가락을 들지 못해 유동식을 수저로 떠서 입에 넣어드린다. 턱에 흘리고 옷에 묻어도 대꾸하지도 않는다. 과일을 잘게 저며 입에 넣어 드리니 몇 점 드신다. 2인실 병실에 입원해, 또 한 분의 환자가 밤새 앓으며 신음하니 이 또한 큰 무게로 어깨를 짓누른다. 갑자기 변한 엄마의 모습에 심장이 멎는데 밤새 뒤척이며...울기라도 해서 무거운 기운을 터뜨리고 싶은데 울음이 얼었다. 한 사흘 보조의자에서 병간호를 하니 얼굴도 파랗게 얼어버린다. 뒤도 .. 더보기
미로에 들어서게 되면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우리 엄마는 지금 어느 별을 서성거리는걸까. 엄마만 아는 별인가 나도 아는 별인가. 엄마의 탄생별에 가시려는걸까. 예쁘게 가셨으면 좋으련만. 미련없이 훌쩍 가시면 좋겠는데. 헤매는 것이 사람이긴해도 미로에 들어서게 되면 넋을 잃게 될텐데. 이길로 가볼까 저길로 가볼까 동서남북 흩어져 가볼까나 혼자 외로워서 어쩔거나 더보기
주황색의 매력 부지불식간에 나는 또 주황색을 선택하여 내 앞에 가져다 놓는다. 동양철학 주역을 읽고 사주풀이를 하면서부터 나는 내게 없는 목 기운을 보충하려 의식적으로 파랑색 계열을 선호하려 했다. 내 의식이 잠시 고삐를 놓친 말이 되어버릴라치면, 난 바로 파랑에서 주황으로 달리고 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주역 공부가 깊어지니 내가 왜 자동적으로 주황색으로 가는지를 알아냈다. 나는 경금사주로 아주 강한 성격을 갖고 태어났다. 날카롭고 세련된 쇠붙이가 아니라 거대한 철광석 같은 것이다. 거대한 쇠붙이는 제련을 거쳐야 용도에 맞는 쓰임을 찾는다. 즉 쇠를 제련하는 것은 태양과 같은 병화의 기운이 아니라 용광로의 정화가 필요한 것이다. 바로 용광로 같은 색깔이 주황색인 것이다.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본능적으로 내게 무.. 더보기
겨울에 앉아 가을을 보다 겨울 속에서 가을을 보는 일은 삼삼하다. 내게 겨울방학은 깊은 동면의 움막이다. 그동안 쌓아 뒀던 '보물'을 꺼내어 빛을 발하게 광을 내기 때문이다. 자료, 책, 읽을거리, 사진, 관심사, 관계, 세간살이 등등. 며칠 끙끙거리며 고민하던 프로젝트 중간보고서를 제출하니, 온 시간이 내꺼다. 재미지게 보내자^^ 더보기
마음의 흐름을 살핀다는 것은 마음의 흐름을 살펴 보는 일은 참 신기한 일이다. 폭풍처럼 휘몰아쳤던 격분이 서서히 잦아들기때문이다. 풍선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갔던 기쁨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여기저기 나뒹굴기 때문이다. 눈에 가득 차고 넘치는 눈물, 앞이 아득하고 가슴 먹먹한 슬픔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숨소리조차 가누워야 할 만큼 무서운 공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보기
류시화의 나의 품사에 대하여 -명사로 고정하고 사는 오류를 수정하다- 스물두 살에 신춘문예로 등단한 나는 몇 권의 시집으로 명성을 얻어 어딜 가나 시인, 혹은 작가로 불리게 되었다. 나 역시 그것을 당연히 여겨 스스로도 자신을 시인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시인'의 품사는 삶, 사랑, 여행처럼 명사보다는 동사에 가깝다. 그 명사들은 현재진행형일 때만 의미를 갖는다. 시를 쓰고 있을 때 나는 시인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시인이 아니다. 다른 저자의 책을 읽을 때는 독자이고, 버스를 타면 승객이며, 병원에 가면 환자이고, 식당에서는 손님이다. 사랑하는 이에게는 연인, 아들에게는 아버지, 함께 사는 강아지에게는 반가운 주인이다. 그런가 하면 힌디어 선생에게는 학생이고, 외국에서는 배낭 여행자이다. 사실 고정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