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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라고 다 같을 수 있으랴 저기 보이는 보이차의 탕색을 보고 있노라면 '흥분되어가고 있는 내 마음'이 절로 읽힌다. 예로부터 찻물로 사용하는 물은 너무 가파르지도 너무 완만하여 유속이 없는 곳에서도 뜨지 않았다 한다. 뜨거운 낮이나 해지는 저녁도 아닌 새벽녘 이슬이 맺히고 떨어지기 직전에 물의 한 가운데서 떠올린다. 형체도 없는 물인데, 아무데서나 언제나 퍼올리면 되지,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 정안수의 물인지, 설거지 통의 물인지를 굳이 구분해야 하는가 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을 받아 금방 커피포트에 넣어 팔팔 끓여서 우린 차 맛과 우물의 깊은 곳에서 고요히 퍼올린 물을 무쇠 주전자에 담아 숯불로 끓인 물로 우린 차 맛은 분명 차이가 있다. 과학적으로 성분을 조사하고 들어있는 미네랄 함량을 재고 분석한다.. 더보기
어제 청주에서 엄마 병구환을 하고 오후에 올라왔다. 아직 엄마의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다른 형제와 교대를 했다. 며칠동안 엄마는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가셔서 사투를 벌이셨다. 깔끔하신 성격이신데 그냥 대소변을 보시고 눈 조차 마주하지 않고 그냥 주무시기만 한다. 숟가락을 들지 못해 유동식을 수저로 떠서 입에 넣어드린다. 턱에 흘리고 옷에 묻어도 대꾸하지도 않는다. 과일을 잘게 저며 입에 넣어 드리니 몇 점 드신다. 2인실 병실에 입원해, 또 한 분의 환자가 밤새 앓으며 신음하니 이 또한 큰 무게로 어깨를 짓누른다. 갑자기 변한 엄마의 모습에 심장이 멎는데 밤새 뒤척이며...울기라도 해서 무거운 기운을 터뜨리고 싶은데 울음이 얼었다. 한 사흘 보조의자에서 병간호를 하니 얼굴도 파랗게 얼어버린다. 뒤도 .. 더보기
미로에 들어서게 되면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우리 엄마는 지금 어느 별을 서성거리는걸까. 엄마만 아는 별인가 나도 아는 별인가. 엄마의 탄생별에 가시려는걸까. 예쁘게 가셨으면 좋으련만. 미련없이 훌쩍 가시면 좋겠는데. 헤매는 것이 사람이긴해도 미로에 들어서게 되면 넋을 잃게 될텐데. 이길로 가볼까 저길로 가볼까 동서남북 흩어져 가볼까나 혼자 외로워서 어쩔거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