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응물 이 글씨는 홍석창 화백의 작품이다. 영월 군청 옆 《홍석창 화백의 전시관》에 갔다가 건진 글귀이다. 《허기응물》 직역하자면 자기를 비우면 물이 응한다. 자기를 비우면 채울 수 있다로 의역이 된다. 비워야 한다는 이 명제에 대해선 이의가 없다. 어떻게 비울 것인가에 대한 깊은 사유도 지났다. 오로지 남은 것은 실천이다. 20 청춘엔 답을 찾으려 헤매였고 30 젊은 시절엔 생활과 육아에 밀려 겨를이 없었고 40이 넘어선 명예, 돈을 쫓느라. 물질이 차면 찰 수록 늘어나는 허위, 거짓, 실망. 이제 50 모든 것이 덧 없음을 느끼면서 '비움과 채움'의 실천이 살길임을 깨닫는다. 어리석은 욕심과 탐욕이 짐스럽다. 더보기 세화야 '여름이라는 터널' 재수하는 딸이 통과하기 가장 어려운 '여름이라는 터널'을 만났다 힘들지?! 기나긴 지난 몇 달 보는 이도 힘든데 너는 얼마나 힘이 들었겠니? 잠에 취한 것인지 체력이 방전이 된 것인지 그냥 우울로 찾아 들어간건지 보다 못한 내가 너를 끌어내기 위해 알아본 학원이 '독학재수학원' 이다. 일정한 시간에 등교했다가 정해진 시간에 하교하는 것으로 특별한 강의를 듣는 것도 아닌데 한 달에 60만원을 하더구나. 지금은 경제적인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두운 터널에서 너를 건져내고 싶음이 우선이었다. 너도 힘에 겨웠는지 저항도 하지 않고 엄마를 따라 나섰다. 정확히 6일째 점심을 먹으러 집에 온 너가 목 놓아 울음 터뜨리는데 순간, 엄마는 눈 앞이 캄캄해지더구나 공부하는 것이 힘든게 아니라 혼자.. 더보기 일을 하나 마치며 일을 하나 마치며... 어떤 일이든 하나를 마치게 되면 누구나 . 마침표를 찍는다. 마침표는 끝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쉼도 의미한다. 그런데 어떤 일을 마치면 그 일을 추진해 오던 관성 때문인지 눈이 침침하고 어깨가 무너져 내려도 또 다른 '먹거리'를 찾으며 어슬렁 거리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오늘도 그렇다. 세미나 발제문을 탈고하고 1학기 성적을 마무리하고 무의식적으로 책상을 정리하며 다시 제사 의식이라도 하듯이 정갈하게 문구를 닦는다. 쉬고 싶음도 있지만 쉬려하지 않는 것은 지금의 열린 상태를 만들기 위해 난 무수한 나날들을 서성일 것이기 때문이다. 어쩜. 어쩜 난 그 서성일 날들을 괴로워하며 지낸 경험들 때문에 다시 어슬렁거리고 있나보다 아마 그것이 맞을 것이다.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