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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 저자 인터뷰

공감하는 엄마, 존중하는 아빠[인터뷰]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 저자 송미경 김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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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7-05-31 10:57:44

【베이비뉴스 김고은 기자】


아이들이 잠든 밤. 엄마는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런저런 일들과 생각을 적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아이들과의 일상부터 집안 살림 이야기, 아이 아빠와의 대화까지. 블로그에는 점점 댓글이 늘고 이웃도 늘었다. 특히 육아를 하며 느끼고 생각한 것을 적은 글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걸리는 일이 종종 생기더니 급기야는 출간 제의가 들어왔다.


“제가 아이와 실랑이를 하고 있으면 아이 아빠가 조언을 해주곤 하거든요. 예를 들어 아이가 고집을 부리면 저는 우왕좌왕하고 아이 아빠는 ‘아이 입장에서 다르게 생각해봐’라고 얘기하는 거죠. 그걸 계속 곱씹게 되더라고요. 마음에 담긴 이야기는 글로 써야 하는 성격이라서 블로그에 마음을 털어놨어요. 둘째가 100일 됐을 때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땐 왠지 쑥스러워서 책 만드는 걸 미뤘어요.”


◇ 육아는 자신을 키우는 일

 

지난 18일 낮 경기 과천시 모처에서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의 저자 송미경, 김학철 씨를 만났다. 곧 하원할 둘째, 셋째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상황에서도 계속되는 기자의 질문에 골똘히 생각하고 대답하던 송미경 씨.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신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송미경·김학철 저, 시공사)의 저자 송미경 씨는 아이들을 낳기 전 국제회의기획사로 일하던 재원이었다.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똑똑하고 야무진 사람. 하지만 육아에서는 달랐다. 자꾸 아이 아빠에게 아쉬운 소리를 들어야 했다. 정신과 전문의인 아이 아빠와 아이 셋을 주 양육자인 아이 엄마의 육아 방식과 가치관은 다른 점이 너무 많았다.


“처음부터 아이 아빠 말이 곱게 들리지는 않았어요. 저를 혼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못난 엄마라고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요. 그래서 ‘애 키우는 사람은 난데 왜 감 놔라 배 놔라 하느냐, 내가 돈 벌어 올 테니 당신이 애들 봐라’ 따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제 달라졌어요. 아이 아빠의 조언이 나와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부터요. 조언을 비난으로 받아들였던 건 제 안의 문제였던 거예요.”


결혼 한 지 정확히 10년째. 두 사람의 육아관이 완전히 통일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 제법 손발이 척척 맞는다. 아빠가 아이를 위해 여러 공부를 하러 다니면서 최적의 이상을 세우면, 엄마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목록들을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목표는 같다. 아이들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아이로 크게 하는 것.


◇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쓰인 책

 

세 아이의 아빠이자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는 김학철 씨. 하루 진료인원이 40~50명이나 될만큼 업무량이 많지만, 그 와중에도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여러 공부를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책을 함께 쓴 아이 아빠 김학철 씨도 처음부터 능숙한 아빠는 아니었다. 다만 의사로서 아는 것을 아이들에게 적용했다. 똑같은 직업을 가진 본인 아버지가 어렸을 때 본인을 대했던 모습들도 복기했다.


“상담 치료의 목적이 환자에게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예요. 부모상이 온전할수록 아이는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게 되거든요. 육아에 적용하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으면 부모가 정서적으로 건강하고 안정돼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럼 아이는 잘 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책에는 내 아이가 맞고 들어올 때, 무작정 떼를 부릴 때, 아이가 감정을 차단할 때 등 여러 상황에서 부모들이 아이에게 적용할 수 있을 만한 경험담과 생각을 적었지만 그것이 완벽한 해답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책의 내용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며 아이의 성장 속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살펴보며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리려면 대상을 잘 관찰하는 것이 우선인 것처럼, 아이를 잘 키우려면 아이를 잘 보면 돼요. 색안경을 끼면 대상을 잘 볼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아이는 이게 부족하다’, 우리 아이 성격은 어떻다’ 이렇게 인식하면 육아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모든 아이에게는 힘이 있어요. 아이를 단정 짓거나 과소평가하지 말고 그때그때 행동과 모습을 잘 지켜보세요.”


◇ 육아에 지친 부모들에게

 

인터뷰 당일 마침 결혼 10주년 기념일을 맞은 두 사람. 인터뷰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 하나가 더 늘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제 아무리 유능한 부모여도 세 아이를 키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터. 하지만 두 사람은 “하나만 있는 것보다 둘 있는 게 좋고, 셋 있으면 더 좋다"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한 명 키울 때가 제일 어렵고, 둘째 키울 때는 훨씬 수월해지고, 셋째 때는 스스로 자라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아이 아빠는 이렇게 말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전적으로,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해줘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육아는 굉장히 어려워져요. 부모와 아이는 서로 주고받는 관계예요. 오히려 아이에게 부모가 받는 것이 많죠. 아이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에요. 부모의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는 것이 중요한 일입니다.”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처럼, 엄마의 바람은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돼주는 것이다. 나중에 부모 곁을 떠나더라도,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엄마를 떠올리면 힘이 나고 지혜가 샘솟는 엄마가 되기 위해 매일 아이들과의 일상을 글로 적어 기록한다.


“보통 엄마인 제가 육아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쓴 책이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아이 아빠에게 제가 배우고 깨우쳐 나간 것들을 하나하나 읽고 차근히 시도해보면 어느새 아이를 잘 바라보고 관찰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세상 모든 엄마의 육아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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