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종강을 2-3주 앞둔 강의실은
뭔가 가득찬 듯 하다.
간간히 출결에 등한시 했던 학생들까지 자리를 메운다.
기말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빽빽한 족보라도 건네받을 듯
집중한다.
그런 학생들에 비해 나는
늘어진 엿가락처럼 처진다.
종강 두어주 남기고 재미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구겨진 정장.
오랜된 낡은 정장을 입고 고속버스에서 두어시간
앉아 있다보니 노동현장에서 일한 사람 모양
바지가 제멋대로다.
내 마음 같다.
축제라고 휴강해달라는 학회장에게
못 이기는 척 허락을 해주고
그 시간에 나름 다른일 처리에 분주하다.
7월에 실리는 논문 심사를 받기 위해 논문을
정리하다보니
또 나의 한계에 부딪히고 답답한 상태에 이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글을 쓴다.